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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이탈리아 여행 체팔루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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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스케치북과 함께 떠난 이탈리아 시칠리아 여행, 팔레르모에 이어 체팔루를 답사하고 있다. 체팔루는 영화 <시네마천국>의 배경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동네다. 아마 체팔루라는 도시 이름은 몰라도, 영화 제목은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나 역시 대략 15년 전에 영화를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래서 그런지 체팔루 곳곳에 영화 포스터로 장식한 마그네틱, 액세서리를 구경할 수 있다. 
이번 시칠리아 여행은 '나와 함께 떠나는 제3세계 여행' 일정의 답사다. 모로코부터 시작해 중남미, 아프리카, 코카서스에 이어 새롭게 준비하는 다섯 번째 지역이다.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해 오랫동안 홀딩하는 상황이지만, 반드시 상품을 론칭할 생각이다. 멋진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 답사차 떠나온 여행, 체팔루 구시가지 곳곳을 둘러보고 있다. 

체팔루는 충분히 걸어서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작다. 식사와 커피 한잔하는 시간까지 포함, 대략 3시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그렇기에 렌터카 여행자들은 공용주차장에 잠시 차를 대고 반나절 정도 투자해 체팔루를 둘러본다. 내가 준비하는 시칠리아 패키지여행은 아마 전용차량으로 체팔루에 접근할 것이다. 
나와 함께 떠나는 시칠리아 여행, 내 역할은 모객이다. 부지런히 시칠리아 홍보를 하고 있고, 필요할 경우 강연이나 설명회도 할 생각이다. 내가 아무리 시칠리아를 공부한다고 해도, 현장에서 생활하는 가이드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 로마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이태리스케치북의 가이드들과 의기투합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현장에서는 가이드가 메인에 서고, 나는 반 발자국 물러나 보좌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체팔루 구시가지 중심을 통과하면서 대성당 주변을 둘러봤다. 구시가지 끄트머리까지 이동하자 지중해가 잘 보이는 탁 트인 장소가 나온다. 모두 답사차 출장으로 체팔루를 찾았지만, 지금만큼은 여행자 신분으로 망중한을 즐긴다. 주변 지리를 파악하면서도 틈틈이 가이드들의 기념사진도 찍어준다. 나중에 손님을 끌고 올 장소였기에, 포인트를 미리 파악해둘 필요가 있었다. 
이어 체팔루 해변으로 접근한다. 3월 초의 시칠리아는 우리나라의 봄 날씨와 같다. 바닷바람이 불어와 제법 쌀쌀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포근하다. 해변에는 작은 고깃배들이 여기저기 늘어져 있고, 주변으로 우리와 같은 여행자가 산책하고 있다. 체팔루를 찾은 한국인 여행자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탈리아 여행자는 많았지만, 시칠리아를 찾는 여행자는 여전히 적었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체팔루 해변에서 잠시 자유시간을 가진다. 작은 전망대 주변으로는 기분 좋은 바닷바람을 쐬면서 기념사진을 찍는 여행자가 제법 보인다. 대부분 유럽인이다. 우리도 돌아가면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함께하는 가이드들을 모델 삼아, 체팔루의 멋진 사진 포인트를 기억해 둔다. 지금 기억한 포인트는 향후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는다. 여행작가의 오랜 직업병이다. 
멤버들은 곳곳으로 흩어져 자유시간을 가진다. 급할 것은 하나 없다. 오전 내내 체팔루에서 시간을 보낸 다음, 중간 시칠리아 아울렛을 들른 다음, 남쪽 아그리젠토로 향하는 일정만 남았다. 몰타 여행 일정까지 대략 일주일 코스다. 그러니까 '나와 함께 떠나는 시칠리아 + 몰타 여행'이다. 시칠리아 일주를 하면서 다양한 도시를 훑고, 마지막으로 몰타에서 이틀 정도 휴양하는 일정이다. 

해변 한쪽에는 길쭉한 방파제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곳이 곧 전망대 구실을 한다. 방파제 끝까지 이동하면, 바다와 체팔루 구시가지가 파노라마 전망으로 펼쳐진다. 광각렌즈와 망원렌즈를 서로 바꿔 마운트해 가면서 다양한 장면을 수집한다. 지금 찍은 사진은 한국으로 돌아가 시칠리아 체팔루를 홍보하는데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이를테면 기사나 강연 자료 등으로 말이다. 
때는 2020년 3월, 같은 시기 우리나라는 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시기였다. 이때만 해도 오랫동안 해외출장이 멈출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물론 지금도 해외출장은 갈 수 있지만, 다양한 이유로 고사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 시국을 지나는 동안, 스페인과 싱가포르, 에티오피아 등의 출장 제안이 오기도 했다. 자가격리와 가족의 건강 등을 생각하면, 여전히 시기상조였다. 

당시만 해도 이들에게 코로나19는 동아시아에서 펼쳐지는 먼 이야기일 뿐이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기 직전, 지인들에게 오히려 안전지대로 떠나는 내가 부럽다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이후 상황은 손바닥 뒤집듯 변했다. 이탈리아는 북부 롬바르디아주 밀라노를 거점으로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앙이 되었다. 
여하튼 당시 시칠리아는 매우 평온했다. 코로나19가 팔레르모에 상륙했지만, 아직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면, 오히려 병자 취급을 하기 때문에 우리 역시 그냥 다녔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겪은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다를 것이다. 콧대 높던 유럽인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방파제 전망대에 서서 체팔루 구시가지 장면을 충분히 수집한 다음, 이번에는 여행자를 촬영한다. 틈틈이 함께 따라온 가이드들을 모델 삼아 기념사진을 계속 찍어주기도 했다. 여행지에서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는 연습이다. 이미 나와 함께 떠나는 모로코 여행, 아프리카 여행 등을 통해 이런 사진을 꽤 많이 찍어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여행지에서 남는 것은 결국 사진이다. 당연히 반응은 좋을 수밖에 없다. 현직 여행작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 이런 기념사진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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