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홀로 밤 산행을 나섰습니다.
시간은 새벽 3시,
그동안 잊고 지냈던 아침 일출 풍경을 보겠노라고 고단한 새벽잠을 털어내고 인천 가볼만한곳 소래산 입구에 도착을 했습니다.
주변에 여러 산들이 있지만
이곳은 다른 산에 비하여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
홀로 어두운 길을 걷는다 해도 무서움이 덜하여 부담 없이 새벽 산울 오를 수 있습니다.
명절을 앞둔 9월 중간의 계절,
초가을 풀벌레 소리만이 가득한 어두운 길을 세상 느긋하게 걷기 시작했습니다.
299.6m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인천의 도심과 더불어 안산, 시흥, 안양과 서울 등.....
인근 도시의 모습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으며 사면이 훤히 드러나 일출과 일몰을 모두 관찰할 수 있는 매력의 산입니다.
그리하여 연중, 시간과 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지요.
산개구리!
잠들지 못하는,
아니....... 한밤중 깨어 있는 것이 비단 저 뿐만은 아니었습니다.
등산로에 나와 앉은 산개구리가 둔탁한 사내 발자국 소리에도 달아나지 않은 채 깊은 상념에 잠겨 있더군요.
게슴츠레한 눈빛,
그 눈빛이 무서워 피해 가야 했습니다.
두 번째로 만난 꼽등이.
더러 기다란 연가시의 숙주가 되어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지만 사실 연가시는 다른 곤충에게도 기생합니다.
메뚜기과의 곤충으로 귀뚜라미와 크기가 비슷하지만 등이 굽은 것이 확연하게 다릅니다.
등이 굽어 꼽등이라 부르는 것이지요.
커다란 지네도 만났습니다.
절지동물의 특징답게
몸통 마디마디에 다리를 달고 있었으며 총 38개의 다리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민첩하고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더군요.
새삼 땅을 보고 걸으니 한밤중에도 숲은, 자연은 몹시 분주했습니다.
계단을 가로막는 여치 녀석이 나타났습니다.
오늘따라 참으로 많은 녀석들이 나타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데 조금은 불길하고
한편으로는 지루하지 않은 마음이 교차되더군요.
무슨 일이야 있겠습니까?
숲이 깊어질수록 길은 온통 풀벌레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850계단의 끝,
인적 없는 소래산의 정상에 다다랐습니다.
오직 나만의 공간이 될 줄은 몰랐지만 이런 적막함이 아주 낯설게 느껴지더군요.
언제나 주말이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있었으니 말입니다.
소래산은 공영주차장을 기준으로 정면이 주 등산로이지만
오른쪽 100여 미터 부근에서 시작되는 계단 지름길도 있습니다.
총 850개의 계단을 밟아 오르면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인천 가볼만한곳인 소래산 정상에 다다를 수 있지만 힘든 면도 없지 않죠.
나와 같은 도시인들의 소굴입니다.
곤한 잠에 빠져있을 상상이지만 도심의 거리는 오늘도 여전히 잠 못 들고 있었습니다.
별로 한 것도 없습니다.
우두커니 카메라를 받쳐놓고 커피를 홀짝이며 한산한 도심 거리를 바라보았을 뿐.......
멍~때림의 끝에 찾아온 아침 풍경이 당혹스럽습니다.
하지만 그리 놀랍지도 않습니다.
도시의 아침은 대부분 이런 모습이니까요!
아주 가끔,
파격적인 날씨 모습을 보여주는 이벤트를 제외한다면
뿌연 먼지와 조금의 안개가 뒤섞인 모습이 소래산의 대부분 풍경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풍경 속에서도 은은하게 솟구치는 태양과 겹겹의 능선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풍경은
깨끗한 날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습니다.
늦장을 부리는 태양,
밝아오는 도시의 빌딩 숲.
꾸물거리는 태양을 등지고 서편의 아침 모습을 바라봅니다.
옅은 안개와 먼지로 시계가 좋지는 않지만 들으면 알만한 인천의 명소가 눈에 들어옵니다.
저 너른 바다는 유사시 소방청 방화수로 유용하게 쓰이기도 합니다.
달빛 소래산을 오르다, 인천 가볼만한곳, 수도권 일출 보기 좋은 곳.
능선 먼 곳으로부터 태양이 솟구칩니다.
우리가 사는 곳!
이렇게 바라보니 결국 자연의 아주 작은 귀퉁이 풍경에 불과한 모습이군요.
그리고 우리의 복잡한 도로는
저 많은 능선을 꿰뚫거나 넘거나 우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오늘도 적잖은 사람들이 소래산을 찾았습니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는 산이기에 산책하는 마음으로 오르기 좋은 곳입니다.
늘 보는 풍경이지만
일출은 괜스레 우리에게 기대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구름이라도 있었으면 더 멋스러울 것을......
9월 중순의 기온은 초가을이라지만 여전히 여름과 유사한 더위를 보이고 있더군요.
어두운 밤 길을 덮던 풀벌레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자동차 소음이 되살아 났습니다.
수도권 제1고속도로와 수인로를 비롯하여 서해안 고속국도가 산을 둘러싸고 있어 조용하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사면이 트인 곳이라 유난히 자동차 소음이 심하게 들려오는 곳이기도 하죠.
역설적 주장을 하자면
살아 있는 느낌이 드는 곳이랄까?
능선 최고봉으로 꼽을 수 있는 삼성산입니다.
둘은 어떤 관계이길래 함께 아침 산을 올랐을까요?
발아래 굽어보는 빌딩 속에서 주거지를 찾는 모습이 이웃 관계 같기도 했습니다.
일찍 산을 내려간다 한들,
딱히 할 것 없는 주말이라 느긋하게 소래산 정상에 머물렀습니다.
산꼭대기 세찬 바람에도
이름을 알 수 없는 여린 식물이 한껏 몸을 일으켜 세웠더군요.
운이 좋으면
어떤 날에는
운무에 뒤덮인 특별한 도시의 풍경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분이 말씀하시더군요.
설마 주말 나부랭이 사진가에게 그런 행운이 있겠냐마는.......
850계단을 걸어 오르셨습니다.
솔직히 펀치볼도 이번에는 아주 힘들었습니다.
오랜만이라서 였는지,
아니면 한 해만큼 늙어서인지 아무튼 전에 없던 힘겨움이 뼛속까지 퍼져오더군요.
사진 몇 장 촬영해 준 대가로
선뜻 맛난 크래커 한 봉지를 내밀어 준 처자들인데
사실 과자보다 그들이 추켜든 엄지 척에 내 마음이 더 달착지근했답니다.
우리 식구들도 너의 털에 밥을 말아 먹고 산단다.
보통 털이어야 말이지!
하~~!!
진짜 후들거리는 다리를 끌고 하산을 했습니다.
다음에는 계단을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뚱딴지 꽃!
뜽단지 꽃이 피는 계절!
완연한 가을 풍경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꽃과 잎이 시들면 땅속에서는 주렁주렁 튼실한 돼지감자들이 소래산의 양분을 저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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