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에 다닐때는 금요일 밤에 출발하여, 일요일 저녁에 돌아오는 등산을 많이 다녔는데, 퇴직하고는 바빠서? 등산도 제대로 못 다녔다. 텐트를 가지고 가서, 자고, 밥을 해 먹고, 고기를 구어서 막걸리 안주를 하면서, 별을 보고, 산의 정기를 받는다고, 팬티도 벗고, 누워 있기도 했고, 빠르지는 않지만, 장시간 산을 오르락 내리락 하기도 했었다.
어저께 공로연수가 시작된 것 같은데, 어느덧 7년차, 어쩌다 보니, 일년에 높은 산을 한두번 가면 일년이 갔는데, 옛날 생각, 시골에 살고 있으니, 코로나 때문에 외국 여행도 못가고, 국내 여행도 못가고, 우울한 생각도 들고, 그래서 설악산 공룡능선, 오대산 노인봉과 두타산 베틀바위를 가는 강원도 등산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6월 21일, 남들이 싫어 하는 해변에서 텐트를 치고, 비박, 좋은 호텔에서 자는 것도 좋겠지만, 텐트에서 자는 것도 좋다. 그런데 밤에 파도소리, 젊은이들이 떠드는 소리와 인근 도로를 달리는 차 소리에 편한 밤은 아니었다.
6월 22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설악산 소공원으로 출발, 주차비는 5,000원 선불, 문화재 관람료는 나이가 많아서 면제라는데, 기분이 별로 안좋다. 너무 늙어서 사람 취급을 안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실 등산을 하는 사람이 무슨 문화재 관람을 하겠느냐마는, 통과세 같은 것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별 볼일 없는 노인이라고, 면제해 준다고 한다.
비선대를 지나면서 보니, 식당들이 많았는데, 다 철거되고 없다. 사실 자연환경 보호라고 없앴다고 하는데, 등산후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 하는 것도 좋았었는데, 아쉽다. 비선대를 지나, 금강굴 입구까지,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숨이 가빠진다. 금강굴부터 800미터 정도가 급경사에 힘든 길, 능선에 오르니, 젊은 사람들 몇 명이 지나간다. 역시 나이가 많고 배가 나오면, 헉헉 거리고 잘 오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함께 간 동료는 어느새 보이지도 않게 가 버리고, 옆으로 도는 듯한 능선을 가다가, 앞에 간 동료와 젊은 이들이 등산로를 벗어 난 것 같아서, 전화로 돌아오라고 했더니, 등산로를 잘못 들어서, 한시간 정도 헤맸다고 한다. 물이 조금 나오는 곳에서 양치질을 하고, 사다리 밑의 계곡에서 물을 보충할려고 했는데, 토사가 밀려서, 샘이 덮히고, 물을 뜨기 어렵게 되어 있었는데, 밑으로 조금 내려가서 겨우 물을 떳다. 미안하지만, 국립공원에서 샘을 정비해서, 식수를 조달할 수 있도록 해주면 고맙겠다.
마등령을 지나, 오르락 내리락 하는 능선을 걷는데, 안개와 가랑비에 땀인지, 빗물인지, 얼굴에 흘러 내리고 가쁜 숨과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전에는 여기서 심정지로 돌아가신 분이 있었다는 표지가 있어서, 나도 지나면서, 심장 마비를 조심해야지 했는데, 그 표지가 없어졌다. 1275봉 근처에 오니, 다리 힘이 빠져서, 자꾸만 쉬고 싶고, 앉으면 일어나기 싫었다.
능선에서 가끔 보이는 산 봉오리들이 한폭의 동양화 같다. 나는 나뭇꾼 스타일 등산을 하기 때문에 봉오리 이름도 잘 모르고 산을 간다. 공룡능선도 여러번 갔었지만, 처음에는 공룡능선이라는 이름도 모르고, 빵 한두개 가지고, 왕복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한번 가는 것도 어렵다. 회운각 대피소가 수리를 한다고 하고, 한 500미터 되지만, 갔다가 다시 와서 하산해야 하기 때문에 갈림길에서 하산, 중간에 일빵빵 비상식량을 데워서 먹었는데, 맛도 좋고, 간편해서 꼭 추천하고 싶었다. 물을 붓고, 15분 정도 있으면, 밥이 데워지고, 참기름과 고추장을 섞어서 비벼 먹으면 꿀맛, 고추장을 다 넣으면 짜서 반쯤 넣어서 먹었다. 동료가 인터넷에서 구입.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

언제나 많은 폭포를 보면서, 감탄하면서, 지나는 곳이다.
일본 키타큐슈시 산악회와 한번 등산하고, 몇 년전에도 키타큐슈시 산악회가 왔었는데, 그때는 한계령에서 올라 12선녀탕 방향으로 하산하였는데, 내가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 설악산은 역시 대청봉을 올라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 와야 하는데, 특히 외국에서 처음 온 경우에는 그것이 정상인 것 같았다. 그리고 나서, 공룡능선, 서북능선을 가야 할 것 같았다.
하산하여서는 콘도형 여관에서 옷과 배낭도 말리고, 돼지 고기를 사다 굽고, 맛있는 밥을 먹고, 잠도 잘 잤다. 가격을 4만원, 역시 돈이 좋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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